산업안전 재해관리

28년간 조향장치 제조공장에 종사한 근로자에서 발생한 뇌병증 안전보건공단 재해사례

강릉 노무사 2022. 10. 13. 18:07

성별 : 남성

나이 : 64세

직종 : 조립, 유류관리

 

 

개요

 

근로자 OOO은 1987년 6월 □사업장에 입사하여 조향장치 수동조립공정에 2년간 근무하였고, 윤활유와 절삭유 등 유류를 관리하고 배달(공장 내 배달)하는 업무 등에 총 약 28년간 종사하였다. 2015년 12월 말 개인 및 정년휴가 기간 중(퇴직 전 20일간)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시작으로 신체마비가 오면서 12월 27일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 후 시행한 MRI상 뇌의 백질에 광범위한 병변이 확인되었다. 현재 병원에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로 입원 가료중이다. 근로자의 보호자는 20여년 이상 취급한 유류에 의해 상세불명의 사지마비와 중추신경계 이상이 발생하였다고 생각하여 2017년 3월 11일에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을 청구하였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질병 인정여부의 결정을 위한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다.

 

 

작업환경

 

물질안전보건자료 상 근로자가 취급하는 유류 내에 중추신경계장해 가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기존 작업환경측정 결과와 근로자가 근무하였던 공장의 화학물질 사용 연혁, 그리고 근로자 직무의 특성 등을 토대로 판단해 보았을 때 요양신청서 상에 기재된 질병의 원인 가능 화학물질에 근로자가 유의미하게 노출(노출기준의 1% 이상)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매우 낮아 본 조사에서는 별도의 작업환경 노출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 더구나 기존 작업환경측정 결과에서 검출된 중추신경계장해 가능 물질 중 노말헥산과 트리클로로에틸렌은 2013년도 이후에 사용되지 않고 있어 현시점에서 노출평가에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다. 2018년도 상반기 등 최근에 실시된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크실렌과 노말헵탄 조차도 불검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의학적 소견

 

근로자는 2015년 12월 말 개인 및 정년휴가 기간 중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시작으로 신체마비가 오면서 12월 27일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 후 시행한 MRI상 뇌의 백질에 광범위한 병변이 확인되었다. 현재 병원에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로 입원 가료 중이다. 근로자는 특이 내과적 과거력은 없는 환자로, 평소 복용하던 약물 및 자택에 보관 중이던 약물도 없으며, 우울감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분으로 보호자 보고 상 우울증 가능성 전혀 없는 상태였다. 음주력은 소주 1~2병씩 거의 매일 마셨으며, 직장 동료의 말에 의하면 평소에 음주를 즐겼다고 하나, 건강검진 결과상 간기능 이상소견은 없었다.

 

 

고찰 및 결론

 

근로자는 1987년 6월에 입사하여 2015년 12월까지 조향장치 수동조립 및 윤활유, 절삭유 등의 유류 배달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근로자의 작업환경을고려할 때 업무관련성을 의심할 수 있는 질병은 유기용매 노출에 의한 만성독성뇌병증(CTE)이다[만성용매뇌병증(CSE)]. 그러나 유류 취급 과정에서 근로자의 화학물질 노출 수준이 매우 낮고, 임상 양상이 만성용매뇌병증의 WHO 진단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업무의 기여 가능성은 낮다. 또한 질병이 휴가 중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한 후 발생했던 것을 확인했으며, 이로 인한 급성일산화탄소중독 후에 지연성뇌병증(CEACMP)으로 진행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더욱이 증상들도 이에 부합한다. 따라서 근로자의 상병은 업무관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