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근로자 ○○○(63년생, 남자)는 1981년 4월 8일부터 1987년 7월 11일까지와 1989년 8월 2일부터 2018년 3월까지 총 35년 8개월 동안 A사업장 및 B사업장에서 마필관리 업무를 수행한 뒤 2018년 3월 원발성 폐암(선암, T4N2M0, stageⅣ)을 진단받고, 2018년 12월 14일 사망하였다.
직업력(작업내용 및 작업환경)
면담 당시 유족인 아들의 진술에 의하면 망 근로자 ○○○은 실제 1963년생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되지 않는 나이인 1977년부터 ○○에 위치한 경마장에서 마필관리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함께 면담에 참여한 노동조합 관계자 및 동료근로자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근무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야간에도 마필관리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경마장의 원형마장과 같은 마필관리시설이 없어 강변에서 조마삭 운동 및 기승운동을 하였다고 한다.
어린 나이부터 마필관리사로 근무하며 말을 길들이고, 다루는 작업을 수행하였는데 말을 다루는 실력이 좋아 신마가 들어오거나 악벽마를 순치시키기 위한 조마삭 운동 및 기승운동과 같은 작업을 주로 하는 한편 말 관리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유족인 아들은 알고 있다.
1983년 7월 17일, 1986년 4월 18일 산재사고 당시 작성된 보험급여원부에 기록된 채용일자는 1981년 4월 8일이고 직종은 기마수이고, 1986년 7월 23일 발생한 산재 사고시 작성된 보험급여원부에 기록된 채용일자는 1981년 4월 8일이고 직종은 마필관리원이며, 1987년 4월 9일 발생한 산재사고 당시 작성된 보험급여원부에 기록된 채용일자는 1981년 4월 8일이고 직종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1993년 9월 7일과 1995년 3월 26일 발생한 산재 사고 당시 작성된 보험급여원부에 기록된 채용일자는 1993년 7월 13일이고 직종은 각각 조교(조교승인)과 마필관리사이다.
2000년 3월 6일, 2001년 4월 19일, 2002년 1월 31일, 2007년 6월 10일, 2008년 8월 22일, 2013년 7월 31일에 발생한 산재사고는 모두 수기로 작성된 원부가 없이 최초요양급여신청서 처리 화면에서 직종과 재해원인 및 발생사항이 확인되고 있고 직종은 마필관리사/관리사/기타동물사육 및 관련 종사자/동물조련사로 다양한데 사고는 모두 기승 중 사고로 확인된다. B사업장은 ○○경마장의 경주마(약 1,400마리)를 관리하는 조교사들과 마필관리사들로 이루어진 협회로 조교사들은 각 마방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이다.
B사업장은 경주마들의 마필관리 업무를 위탁받게 되는데, 조교사는 협회에 채용된 마필관리사들을 각 마방으로 적절하게 배정하여 말을 돌보게 한다. 현재 이러한 마방을 운영할 수 있는 조교사는 48명으로 마필관리사로 약 9년간 근무하면 조교사 시험자격 요건이 되며, 시험에 합격한 뒤 자리가 나면 조교사로 임명되는 형태라고 한다. 현재 B사업장에 채용된 마필관리사는 총 500명 정도로 경주마가 최적의 상태로 경마에 출전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체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주로 조마삭 운동, 기승 운동을 통해 말들을 운동시키며 길들이는 작업과 마방청소(마분수거, 펠렛 깔기), 사료공급, 마필치료, 수장, 장제, 야간당직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조마삭 운동은 말의 몸을 풀어주는 작업으로 말에게 연결된 끈을 이용하여 원형운동을 시켜주는데 마방주변 실내/외 원형마장에서 주로 수행하며, 간헐적으로 워킹머신이나 실외마장에서 수행하기도 한다. 실내/외 원형마장은 항시 개방되어 있으므로 말의 상태에 따라 운동이 필요하면 상시 수행하는 업무로, 업무시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주로 기승운동을 하기 전 수행한다. 하루 담당하는 말의 수는 마필관리사 1인당 3마리이며 1마리당 20~30분(좌/우) 소요되는데, 과거 담당 말의 수는 5마리 정도였다고 한다.
조마삭 운동을 수행하는 원형마장은 실내마장 4개, 실외마장 1개이며 바닥은 흙이 깔려있는데, 흙은 1년에 2회 교체한다. 원형마장의 바닥에 분진의 비산을 막기 위해 물을 상시 뿌려주는데, 실내 원형마장은 겨울 땅이 얼어붙을 수 있어 비산억제제(미네랄오일)을 뿌려주며 작업한다. 각 원형마장에 1마리에서 최대 5마리까지 조마삭 운동이 이루어 질 수 있으며 필요 시 기승운동도 수행한다고 한다.
기승운동은 말에 기승하여 주로(走路)를 달리는 작업으로 주로가 개방(6시~10시 30분)되면 기승조교들은 1일 4~5마리의 말을 주로에서 운동시켜준다. 기승조교들은 마방에서 말을 타고 주로로 이동하거나 조마삭 작업자가 말을 주로로 데려오면 주로의 각 레일을 달리며 말들을 운동시켜준다. 기승운동은 경주환경과 유사하게 수행하기에 최대 60 ㎞/h 정도의 속도로 달려주며, 말과 말의 간격을 좁히는 등 격렬하게 작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말 1마리당 약 30분 정도 기승운동을 하며 주로의 거리는 1바퀴에 약 2.3 ㎞, 총 3개의 레일로 이루어져 있다.
A사업장에서는 주로의 바닥에 분진의 비산을 막기 위해 기승운동 전/후 및 상시 물을 뿌려주며, 바닥을 고르게 정리하기 위해 트랙터로 주로를 재정비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마필관리사들은 조마삭, 기승운동이 끝난 말들을 수장(목욕)시킨 뒤 사료를 준다. 마필관리사들은 식사 등 휴게시간을 가진 뒤 오후에는 경마장 내 병원에 말을 데려가 마필 치료를 하거나 편자를 갈아주는 장제작업 등을 수행하는 한편, 일부 추가 운동이 필요한 말들은 조마삭 운동을 수행하기도 한다.
각 조에 편성된 말의 수는 26~30마리이며 마필관리사는 6~8명 정도로 1인당 평균 3마리의 말을 담당하여 관리한다. 한편, B사업장에는 야간당직을 전담하는 6명의 근로자가 2인 1조로 3교대 근무하며 수행하는데, 과거에는 마필관리사들이 각 조별로 1명씩 24시간 야간당직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2012년 이후 21시까지 당직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년 이후 19시 30분까지 당직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변경되었다. 말들의 관리를 위탁받은 조교사들이 직접 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마필관리사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형태이기에 하루 업무가 명확히 나뉘어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말을 운동시키는 조마삭, 기승운동은 말을 관리하기 위한 필수작업이기에 매일 정해진 운동량을 수행한다. 또한 이와 같은 작업이 각 조에 속한 각각의 마필관리사들에서 모두 동일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조마다 업무 분장의 방식이 다를 수 있는데, 2001년부터 함께 근무한 동료근로자의 면담 당시 진술에 의하면 망 근로자 ○○○은 조교보로 말을 길들이는 능력이 다른 마필관리사들에 비해 높아 신마나 악벽마의 버릇을 교정하는 작업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신마나 악벽마는 행동을 예측할 수 없기에 주변 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상대적으로 고립된 실내 원형마장에서 조마삭을 하며, 말이 길들여지면 조심스럽게 원형 마장 내에서 기승해보고 안정적으로 기승이 이루어지면 주로에서 기승운동을 한다. 말을 길들이는 과정에 필요한 이와 같은 업무를 모두 망 근로자 ○○○이 직접 수행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이러한 길들임이 필요한 말이 주로 유입되는 시기가 3월부터 6월까지로 이러한 시기에 조마삭, 기승 등의 작업비중은 조금 더 높았다고 한다.
이러한 정도의 조교(말 길들이기)능력이 있는 마필관리사는 전체 근로자 중 100명 정도인데, 전체 근무 기간 중의 개별 작업 시간을 평균적으로 정리하면 망 근로자 ○○○은 아침 식사 전 2시간 정도는 기승운동을 하였으며 틈틈이 신마나 악벽마들의 조마삭 운동을 하루 평균 2시간 정도 수행하였다고 한다. 또한, 아침 식사 이후에도 운동이 필요한 말들은 조마삭 운동을 하는데, 전체 근무로 보면 하루 평균 30분 정도는 오후에도 실내 원형마장에서 조마삭운동을 추가로 수행하였다고 한다.
2012년 이후 대대적인 작업환경 개선이 이루어져 주로 및 원형마장에는 물을 뿌려주는 살수작업과 실내 원형마장에는 겨울철 토양비산먼지억제제를 도포하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그 이전에는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아 모래에서 발생하는 분진이 많이 비산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2012년 이전 실내 원형마장은 개방된 공간이 없어 조마삭 운동 시 발생하는 모래 분진이 빠져나가지 않고 많이 원형마장 내부에 많이 부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주로에서 수행되는 기승운동 역시 분진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데, 분진이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 기승자의 가시거리가 100 m 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조교가 이루어질 정도로 분진이 심하게 발생하기도 하며 2010년 6월 9일에는 새벽 조교가 중단되고 살수 작업을 할 정도로 분진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질병력
- 개인력
망 근로자 ○○○의 초등학교를 졸업 후 생계를 위해 서울로 이주하였다고 한다. 군대는 면제이며, 유족인 아들은 1987년 A사업장에서 퇴직하여 운동을 하려고 했다고 알고 있는데, C사업장, D사업장 등의 회사에서 망 근로자 ○○○이 어떠한 일을 하였는지는 알지 못한다. 유족의 진술에 의하면 담배는 20살 때부터 금연을 반복하며 하루 반갑에서 한 갑 정도를 폐암을 진단받기 1년 전까지 피웠다고 한다.
- 원발성 폐암의 발병 및 경과
망 근로자 ○○○은 조교사가 되기 위한 건강검진으로 시행한 흉부 단순방사선촬영에서 대동맥궁의 확장이 확인되어 2018년 3월 19일 A대학병원 순환기내과에 내원하였다. 당일에 시행한 흉부 대동맥의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좌폐 상엽에 2.3 * 8.2 * 7.1 ㎝ 크기의 종괴가 종격동을 직접 침범하고, 다발성 림프절 전이를 동반하고 있으면서 좌폐 상엽의 폐동맥을 둘러싸고 있어 원발성 폐암에 합당한 소견이었다. 2018년 3월 26일 종양내과 외래에 방문하였고, 폐암에 대한 검사를 위해 응급실로 보내져 시행한 흉부 및 복부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복부 전이는 없이 좌폐 상엽의 원발성 폐암이 종격동 림프절 전이를 동반하고 있었고, 기관지내시경(3. 27)결과 기관지내병변은 없었으며, 양전자방출촬영(3. 27) 결과 좌폐 상엽의 종괴에 섭취증가가 보이면서 다발성 림프절 전이를 동반하고 있었으나 원격 전이는 없었고, 뇌 자기공명촬영(3. 28)결과 뇌전이도 없었다. 2018년 3월 28일 경피적폐조직검사를 시행하였고, 그 결과 원발성 폐암(선암)으로 확인되었다.
결론
① 2018년 3월에 54세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 및 경피적 폐조직검사를 통해 원발성 폐암으로 확진되었는데,
② 이로부터 약 37년 전 17세의 어린 나이일 때부터 현재 근무지보다 작업 시간이 훨씬 긴 ○○경마장에서 마필관리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여 약 35년 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③ 말을 길들이기 위한 조마삭 운동 및 기승운동을 하루 약 4~5시간동안 시행하면서 폐암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에 노출되었고, 이 중 약 2시간은 개방공간이 아닌 실내 원형마장에서 작업하여 실외 작업시에 비해 높은 수준의 결정형 유리규산에 노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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