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성 질환 사례

보일러공에서 발생한 특발성 기질화 폐렴 직업환경연구원 조사사례

강릉 노무사 2022. 4. 21. 17:38

개요

 

근로자 ○○○(54년생, 남자)은 A사업장(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한 후 2018년 5월 5일 사망하였다.

 

 

직업력(작업내용 및 작업환경)

 

망 근로자 ○○○의 유족인 배우자의 진술에 의하면 망 ○○○이 28세 때인 1982년 12월부터 군산에 위치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보일러공으로 근무를 시작하여, 한 달 정도의 제재소 근무 기간을 제외하고는 2018년 4월까지 각종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보일러공으로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근무 중 근무 기간이 가장 길었던 A사업장(아파트 관리사무소)을 방문하였는데, 인사기록카드에서 1995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22년 9개월 동안의 근무 기간이 확인되었다. 근무 기간 중 1995년 8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8년 5개월 동안은 영선 관리반에서 근무하였는데, 주요 작업은 아파트의 입주 세대에서 설비의 하자 및 보수에 대해서 민원이 들어오면 직접 출동하여 설비의 보수 작업을 하였고, 용접 작업은 1년에 몇 번씩 간헐적으로 하였다고 한다.

 

2004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14년 4개월 동안은 지하 3층에 위치한 기계실에서 근무하였는데, 주요 작업은 각종 설비의 순회 점검 및 유지 보수, 보일러 가동이 해당한다고 하였다. 이 외의 작업으로는 보일러 집진기 필터 및 필터 주변의 분진 청소도 수행하였으며, 7~8월인 여름철에는 외부업체를 불러 보일러 관련 수리 및 내부 청소를 한다고 하였는데, 보일러 3기를 모두 작업하는데 약 15일가량이 걸린다고 하였다. A사업장(아파트 관리사무소) 아파트는 1,541세대로 동절기(11월~3월)에는 3시, 9시, 15시, 19시 네 번에 걸쳐 보일러를 가동하고, 하절기에는 하루 두 번에 걸쳐 보일러를 가동한다고 하였다.

 

보일러의 주 원료로는 벙커시유를 사용하고, 예열 및 후열 시에는 경유를 사용한다고 하였으며, 급유는 지하 1층에 있는 급유탱크로 저장되게 한다고 하였다. 보일러 배관의 순회 점검 및 유지 보수 작업은 지하에 설치된 보일러 배관을 따라 주로 누수 및 파열 등을 점검하고, 배관의 보온재 또는 배관의 가스킷 등의 교체는 외부 배관 업체를 불러 실시하며, 보온재가 벗겨진 부위의 테이프는 직접 감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근무 형태는 2조 2교대인 24시간 근무 형태이며, 휴게실 또는 수면실도 기계실이 위치한 지하 3층에 위치해 있다. 망 근로자 ○○○의 유족에 의하면, A사업장(아파트 관리사무소) 이전의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도 A사업장(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수행한 보일러공 작업과 유사한 작업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사업자에서 제출한 자료 중 망 근로자 ○○○이 근무할 당시인 2018년 3월의 기관실 작업일지에서 작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질병력

 

- 개인력

망 근로자 ○○○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으로 만기 전역하였다. 2018년 4월 18일의 A대학병원의 의무기록에 의하면 과거 하루 한 갑씩 40년간 흡연하였다(총 40갑년).

 

- 망 근로자 ○○○의 사망 경과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 의하면 망 근로자 ○○○에서 ‘급성인지 만성인지 명시되지 않은 기관지염’으로 2018년 2월에 진단받기 이전에는 호흡기 질환과 관련된 상병의 요양급여 기록은 없다. B병원의 의무기록에 의하면, 사망하기 3개월 전인 2018년 2월 7일에 호흡곤란으로 B병원에 내원하여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 양폐야의 흉막하 및 기관지 주변부로 국소적인 간유리 음영 또는 경화 소견이 결절형 모양으로 관찰되었다.

 

이로부터 두 달이 지나, 사망하기 한 달 전인 4월 3일에 기침 및 가래, 호흡곤란으로 B병원에 입원하였다. 입원하여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4. 3)에서 지난 영상(2. 7)과 비교 시에 양폐야로 간유리 음영 및 경화 소견이 확장되었으며, 특히 양폐 하부로는 그물모양의 음영이 동반된 침윤 소견이 심하였다. 동맥혈가스분석검사(4. 3)상 동맥혈 산성도(pH) 7.41, 이산화탄소분압 38.4㎜Hg, 산소분압 73.0 ㎜Hg, 중탄산이온 24.3 ㎜Hg, 산소포화도 94.3%로 나타났으며, 혈액(4. 6) 중 백혈구 수와 CRP가 9,980/㎕(호중구 60.1%, 호산구 1.1%) 및 0.27 ㎎/㎗이었고, 가래를 통한 배양검사(4. 6)에서 특별한 균주는 검출되지 않으면서 결핵균에 대한 중합효소연쇄반응(4. 4)에서도 음성 소견이 확인되었다.

 

입원 당일인 4월 3일부터 비경구용 스테로이드 및 항생제(tazobactam/piperacillin, ~ 4. 9)를 투여하였는데, 증상이 완화하고, 흉부 단순방사선영상(4. 9)에서 지난 영상(4. 2)에 비해 양폐야의 침윤이 감소하여 경구용 스테로이드 2주 분량을 처방받아 4월 9일에 퇴원하였다. 사망하기 18일 전인 4월 18일에 하복부 통증 및 호흡곤란이 악화하여 A대학병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동맥혈가스분석검사(4. 18)상 동맥혈 산성도(pH) 7.478, 이산화탄소분압 35.2 ㎜Hg, 산소분압 57.0 ㎜Hg, 중탄산이온 25.5 ㎜Hg, 산소포화도 89.7%로 나타났으며, 혈액(4. 18) 중 백혈구 수와 CRP가 11,010/㎕(호중구 73.4%, 호산구 0.07%) 및 10.25 ㎎/㎗, Procalcitonin 0.12 ng/㎖이었고, CA 19-9가 9,408 U/㎖로 많이 증가하여 있었다. 당일에 실시한 복부 컴퓨터단층영상(4. 18)에서 총간관(common hepatic duct) 및 자기공명담췌 간조영술(4. 18)에서 벽의 비후 및 결절형 음영 증가 병변이 관찰되면서, 간의 종괴(2 ㎝)가관찰되었다.

 

또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4. 18)에서 지난 영상(4. 3)과 비교 시에 양폐야로 간유리 음영 및 경화 소견이 증가하였으며, 주변부 및 양폐하엽으로 이러한 소견이 저명하였다. 4월 18일부터 비관을 통한 2 L의 산소 투여와 함께 비경구용 스테로이드 및 항생제(gemifloxacin/flomoxef, ~ 4. 27)를 투여하였다. 4월 20일에는 양전자방출 단층영상(4. 20)을 촬영하였는데, 간에서 섭취가 증가한 소견이 관찰되어 전이가 없는 간세포암을 확인하여, 4월 24일에는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을 시행하여 총담관이 좁아진 것을 확인하였고, 담즙을 통한 세포 검사에서 종양에 가까운 비정형 세포들이 확인되었다.

 

4월 23일에 시행한 폐기능검사에서는 노력성폐활량(FVC)이 감소한 제한성 폐환기능장애 및 DLCO의 감소를 확인하였다. 사망하기 9일 전인 4월 27일에는 발열(38.0 ℃)이 확인되면서 호흡곤란이 있어 확인한 산소포화도가 88~90%로 나타났으며, 흉부 단순방사선영상(4. 27)에서 입원 당시의 영상(4. 18)과 비교하여 양폐야로 혼탁 소견이 증가하여 비경구용 항생제(tazobactam/piperacillin, ~ 5. 2, imipenem/cilastatin, ~ 4. 27)를 교체하여 투여하였다.

 

4월 28일에는 발열이 지속하면서, 고유량의 산소(FiO2 0.5, Flow 40 L/min)를 투여하였으나, 산소포화도가 91%에 머물렀다. 4월 29일에는 혈액 중 백혈구 수와 CRP가 14,440/㎕(호중구 93.6%) 및 268.74 ㎎/㎗, Procalcitonin 14.72 ng/㎖로 많이 증가하였으며, 중환자실로 이실하여 기관삽관 및 기계호흡을 시행하고, 비경구용 항생제(vancomycin, ~ 5. 2)를 추가로 투여하였다. 4월 30일부터 시행한 가래 배양검사(4. 30, 5. 3) 및 혈액 배양검사(5. 2, 5. 3)에서 메티실린 내성 Acinetobacter baumannii가 계속 검출되어 5월 3일부터는 비경구용 항생제(colistin, ~ 5. 5)를 교체하여 투여하였다.

 

발열이 지속하면서, 사망하기 하루 전인 5월 4일에는 기관지폐포세척술을 시행하였는데, 세척액 및 기관 배양(5. 4)검사에서도 메티실린 내성 Acinetobacter baumannii가 검출되었고, 세포 분율은 폐포의 대식세포가 79%, 호중구 20 % 및 림프구 1%로 나타났다. 이후 수축기 혈압이 60 ㎜Hg까지 감소하고, 산소포화도가 80%대로 감소하여 승압제를 투여하였으나 혈압이 계속 감소하였으며, 사망 당일인 5월 5일 오전 6시 45분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으나 맥박 촉지 되지 않아 6시 47분에 사망 선언을 하였다.

 

한편, 사망하기 하루 전에 촬영한 흉부 단순방사선영상(5. 4)에서는 전폐야에 걸쳐 혼탁 소견이 관찰되었고, 사망 당일에 실시한 혈액검사(5. 5)에서 백혈구 수와 혈소판 수가 7,640/㎕(호중구 87.5%) 및 5,000/㎕로 나타났으며, 동맥혈가스분석검사(5. 5)에서 동맥혈 산성도(pH) 6.98, 이산화탄소분압 86.0 ㎜Hg, 산소분압 50.0 ㎜Hg, 중탄산이온 20.3 ㎜Hg, 산소포화도가 60.0%로 확인되었다. 추가로 망 근로자 ○○○이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 대하여 영상 판독을 의뢰한 결과, 사망하기 3개월 전부터 사망하기 12일 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2. 7, 4. 2, 4. 18, 4. 23)에서 양폐하엽 및 양폐상엽의 측면으로 미만성의 간유리 음영이 악화하는 소견이 확인되었으며, 특발성 기질화 폐렴을 배제할 수 없는 소견으로 확인되었다.

 

 

결론

 

사망하기 9일 전부터 호흡곤란의 악화 및 발열이 나타나면서 각종 배양 검사에서 지속하여 원내 폐렴의 원인균인 메티실린 내성 Acinetobacter baumannii가 검출되고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서 양폐야로 혼탁 소견이 증가한 임상 양상을 고려하면 감염성 폐렴의 발생 및 악화로 사망하였고,

사망하기 3개월 전에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 확인되는 특발성 기질화 폐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행하였는데,

1982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각종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25년 3개월 동안은 보일러공 및 8년 5개월 동안은 유지 보수 작업을 수행하면서 중금속을 포함한 입자상 및 가스상 물질, 석면, 용접흄에 노출되었지만 노출 수준이 낮을뿐더러,

사망하기 10개월 전부터 입수된 작업 일지를 검토한 결과 입자상 및 가스상 물질에 고농도로 노출될 만한 특별한 작업은 확인되지 않고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상 입자상 및 가스상 물질의 고농도 노출에 의한 호흡기 질환의 과거력도 확인되지 않으며,

망 근로자 ○○○에서 노출되었을 중금속을 포함한 입자상 및 가스상 물질, 석면, 용접흄과 특발성 기질화 폐렴의 발생과의 연관성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고 감염성 폐렴을 유발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