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을 철거하는 철거공에서 발생한 특발성 폐섬유증 직업환경연구원 조사사례

 

개요

 

망 근로자 ○○○(38년생, 남자)은 약 40여 년 동안 각종 건축물을 철거하는 철거공으로 근무한 뒤 2016년 9월 6일 사망하였다.

 

 

직업력(작업내용 및 작업환경)

 

망 근로자 ○○○의 유족인 배우자와 아들은 면담 당시 1966년에 만나서 결혼하였는데, 함께 인천으로 이주하여 결혼 초기에는 인천 동구에 소재한 연탄공장에서 약 3~4년 동안 일하였다고 한다. 소규모의 연탄공장으로 정해진 일이 없이 연탄을 찍기도 하고 배달도 하다가 1970년~1972년 무렵 급여 등의 문제로 연탄공장에서 퇴직하였고, 이후 각종 건축물의 철거 현장에서 일하였다고 한다.

 

주로 내부 철거로 공장, 학교, 주택 등에서 철거를 했는데, 공장의 철거작업 비율이 많았다고 하며 유족인 아들이 작업장에 갔을 때 망 근로자 ○○○이 공장의 슬레이트 지붕을 벗겨내고, 텍스 천정을 벗겨내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무실, 공장을 철거할 때는 대부분 텍스 천정을 철거하면서 천정 내부에 여러 설비를 함께 철거한 뒤 마대자루에 담을 수 있게 부수어 담아 한 곳에 모아두면 폐기물 처리 업체가 와서 가지고 간다고 한다.

 

과거 망 근로자 ○○○이 실내 철거 작업을 할 때는 물을 뿌리지 않아 먼지가 많이 날렸는데, 그 이유는 물을 뿌리면서 작업하면 바닥에 젖은 먼지가 붙어 청소하는 일이 힘들어 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망 근로자 ○○○은 중장비를 사용하여 철거하는데 필요한 자격증은 보유하고 있지 않아 주로 인력으로 수행하는 철거 현장에서 일하여 철거 현장이 대부분 실내 철거 현장이었다고 하며, 전체의 약 10 % 정도는 실외 철거 현장인데, 이러한 경우라도 살수하면서 중장비로 부수는 사람은 따로 있고, 망 근로자 ○○○은 중장비가 미치지 못해 사람이 직접 철거해야 하는 곳에서 철거작업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질병력

 

- 개인력

망 근로자 ○○○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천에서 군복무 하였다고 한다. 1966년에 결혼하여 인천으로 이주하였고, 약 4~5년 동안 연탄공장에서 근무한 뒤 40여 년 동안 각종 철거현장에서 일한 것 이외에 다른 직업은 없었다고 한다. 병역사항으로 육군으로 복무하였으며, 유족은 면담 당시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2010, 2012, 2014년도 건강검진 문진내역에는 50년 동안 한갑 혹은 한갑 반을 피운 과거 흡연자로 기록되어 있고 2015년 10월 20일 A대학병원 외래초진기록지에는 8년 전 금연한 50년 동안 한갑 혹은 한갑 반을 피운 과거 흡연자로 기록되어 있다.

 

- 특발성 폐섬유증의 발병 및 사망 경과

망 근로자 ○○○은 사망하기 3년 전인 2013년 9월 23일 B대학병원에 5일전부터 발생한 설사를 주소로 입원하였는데, 입원 전 설사로 인해 방문한 B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폐의 이상도 발견되었다고 하여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9. 23)하였다. 흉부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양폐 하엽 흉막하부위의 망상음영 및 봉와양 음영에 간유리음영이 동반되어 있음이 확인되었고, 추가로 시행한 류마티스인자와 항핵항체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이후 2014년 5월까지 B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외래에서 정기적으로 고혈압에 대한 투약을 유지하며 추적하다 C병원 순환기내과에서 2014년 4월부터 추적하였다.

 

2015년 7월 호흡곤란과 운동시 흉통이 악화되어 7월 14일 입원하였고, 7월 15일 시행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양폐 하엽의 다발성 봉와양 음영이 확인되어 보통간질폐렴 양상의 간질성폐질환이 확인되었는데, 2013년 9월 23일의 검사에 비해 현저하게 악화된 상태였다. 이에 2015년 10월 20일 A대학병원 호흡기내과에 방문하였고, 외부 컴퓨터단층촬영을 재판독하는 한편 흉부 단순방사선촬영을 시행하고 폐기능검사를 시행하였는데, 일산화탄소 확산능과 폐포보정 일산화탄소 확산능이 각각 15.06 ㎖/㎜Hg/min(48%), 3.47 ㎖/㎜Hg/min/L (76%) 로 저하되어 있음이 확인되었고, 6분 보행검사 결과 420미터를 걸었으나 보행전에 94%이던 산소포화도가 보행 후 90% 로 다소 저하됨이 확인되었다.

 

C병원에서 추적을 원하여 2016년 8월 2일까지 외래에서 추적하였고 반복적인 기침과 호흡곤란을 호소하여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투약을 지속하는 중이었으며, 2015년 7월 15일에 시행한 폐기능검사 결과 노력성폐활량(FVC)이 3.48 L(정상 예측치의 72%)이고, 1초간 노력성폐활량(FEV1)이 2.77 L(90%), 일초율(FEV1/FVC)이 79% 이었고, 2016년 2월 18일에 시행한 폐기능검사 결과 노력성폐활량(FVC)이 3.29 L(67%)이고, 1초간 노력성폐활량(FEV1)이 2.60 L(83%), 일초율(FEV1/FVC)이 79% 이었다.

 

망 근로자 ○○○이 사망하기 4주 전인 2016년 8월 10일 급격한 호흡곤란의 악화로 119를 타고 C병원 응급실에 방문하였고, 응급실 도착 당시 산소포화도가 85%로 낮으면서 발열은 없었고, 흉부 단순방사선촬영에서 우폐와 좌폐하부의 혼탁이 증가되어 있었다.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지만 병실이 없어 A대학병원으로 전원되었다.

 

2016년 8월 10일 A대학병원에 도착한 후 시행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우중엽, 좌폐설상엽, 양폐 하엽에 흉막하 망상음영과 봉와양 변화가 더욱 심해짐이 확인되어 기존 간질성폐질환이 더욱 악화된 상태였으며 우폐와 좌폐하엽에는 새로 발생한 미만성 간유리음영이 확인되어 동반된 폐렴이 의심되었다.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수 11,890 /㎕(호중구 92.8%), CRP 11.15 ㎎/㎗, 이었고, 지역사회획득폐렴에 준하여 비경구용 항생제(cefotaxim, azithromycin)를 투여하기 시작하였는데 추후 객담에서 시행한 폐렴원인균 선별검사(핵산증폭검사) 결과 폐렴구균이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고유량 산소를 흡입하면서도 산소포화도가 저하되고, 호흡부전이 진행하여 2016년 8월 12일 비경구용 항생제를 변경(piperacillin/tazobactam, levofloxacin)하였고, 8월 13일 기관내관을 거치하고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작하였다. 2016년 8월 14일부터 스테로이드를 정맥주사하기 시작하였으나 인공호흡기 이탈이 어려웠고 2016년 8월 22일부터 스테로이드를 증량하여 투여하기 시작하였다.

 

산소 요구량이 감소하지 않고 인공호흡기 의존 상태가 지속되어 기관절개수술에 대해 가족들과 상의하였으나 거부하였고, 망 근로자 ○○○이 사망하기 약 1주일 전인 2016년 8월 28일의 간호기록에서부터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기로 한 상태로 환자감시유지중이라는 기록이 확인된다. 이후 중환자실에서의 인공호흡기 및 기도관리, 기존의 비경구용 항생제 투여, 승압제 조절, 섭취 배설양에 따른 이뇨제 투여 및 전해질 조절, 안정제 투약을 지속하였으나 산소포화도가 서서히 저하되면서 사망하였으며 사망 당일까지 매일 추적한 흉부 단순방사선촬영에서 양폐야의 혼탁은 지속되고 있었다.

 

 

결론

 

① 사망하기 4주 전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이 발생하면서 호흡곤란이 악화되어 인공호흡기치료를 시작한 뒤 사망할 때까지 호흡부전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여 폐렴으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판단되고,

② 사망 3년 전 흉부 영상의 이상소견에 대한 추가검사로 B대학병원에서 시행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을 포함하여 사망 1년 2개월 전의 C병원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 사망 1개월 전의 A대학병원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을 모두 종합하면 특발성 폐섬유증이 있었다고 판단되는데,

③ 처음 흉부 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기 약 47년 전부터 연탄공장(3년) 철거(44년) 작업을 수행하면서 특발성 폐섬유증의 직업적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물질인 탄분진 및 결정형 유리규산에 노출되었고,

④ 폐렴은 특발성 폐섬유증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