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근로자 ○○○(60년생, 남자)는 A사업장에서 근무한 후 2016년 5월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천식을 진단받았다.
직업력
- 작업내용 및 작업환경
근로자 ○○○의 진술에 의하면 22세 때인 1983년부터 B사업장에서 철물을 제작하기 시작하여 각종 업체에서 용접 작업, 폐기물 물류 정리 작업을 수행하였고, 각종 건설 현장에서 기계 설비 작업을 수행한 후 55세 때인 2015년 9월에 A사업장에 입사하였다. A사업장은 생닭의 부화, 사육, 생산, 가공, 유통까지 전 과정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업체로, 이 중 가공 공정은 입고 → 투입 → 현수(닭 다리를 고리에 거는 작업) → 기절 → 혈액 추출 → 탈모 → 내장 적출 → 냉각(칠러) → 포장 → 선별 → 출하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가공 공정 중 근로자 ○○○은 현수 업무를 수행하였다. 근로자 ○○○이 소속된 생산본부 육계 준비반은 입고부터 현수 공정까지의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로, 각 농장에서 보내진 살아있는 닭이 10단 케이지 안에 들어간 상태로 입고된 후 잠시 계류장에 머물다가 투입 공정으로 투입된다.
투입 공정에서 10단 케이지를 비스듬하게 기울여 현수 작업대와 연결된 컨베이어 벨트로 떨어뜨려 살아있는 닭이 현수 공정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근로자 ○○○이 수행한 업무인 현수 공정에서는 살아있는 닭의 다리를 잡아 전용 기구에 거꾸로 매다는 업무를 수행한다. 현수 공정에서는 6~7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시간당 약 8,500마리, 하루 평균 1인당 8,000마리를 전용 기구에 거는 작업을 수행한다. 근로자 ○○○의 근무 형태는 닭 판매량이 높은 시기인 성수기에는 주/야 맞교대(8:00 ∼19:00/20:00∼다음날 8:00)의 형태로 주 5일 근무를 하고, 비수기에는 저녁 11시에 야간조(23:00 ∼ 8:00)의 형태로 주 6일제 근무를 한다.
이러한 A사업장에서 근로자 ○○○의 근무가 자료 및 표준근로계약서에서 확인된다.
- 작업환경평가
근로자 ○○○이 수행하였던 현수 업무는 살아있는 닭을 다루는 업무로 각종 분진 및 생물학적 유해인자인 박테리아, 곰팡이, 엔도톡신(endotoxin)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직업환경연구원에서는 2018년 10월 10일 A사업장을 방문하여 총 분진/호흡성 분진/엔도톡신/박테리아/곰팡이에 대한 작업환경평가를 실시하였다.
총 분진 및 호흡성 분진은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 공정시험법 #0500, #0600 방법에 준하여 실시하였다.
엔도톡신은 미국재료시험학회(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 ASTM) E2144-01 방법에 준하여 멸균된 유리섬유 필터로 채취 후 배양(37℃ 유지) 및 shaking 기능이 있는 마이크로플레이트리더기(ELx808, BioTek inc. USA)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박테리아 및 곰팡이는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Manual of Analytical Method 5th Edition을 참고하여 멸균된 PTFE 필터(Polytetrafluoroethylene) 필터로 채취한 후 즉시 멸균 튜브에 옮긴 후 추출액(Phosphate-Buffered Saline, pH 7.4, PBS) 4 ㎖로 탈착하였다. 공기 중 농도를 계산하기 위해서 각 총 박테리아용 Tryptic Soy Agar(TSA), 그람 음성 박테리아용 배지 MacConkey Agar(MAC), 그람 양성 박테리아용 배지 Blood Agar Plate(BAP), 곰팡이용 배지 Sabourand Dextros Agar(SDA)에 접종하였으며, 분석의 신뢰성을 위해 하나의 시료당 2개의 배지에 접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접종 후 24시간, 48시간 배양 후 배지에 형성된 집락(Colony)을 직접계수 하였다. 공기 중 박테리아에 대한 균 동정은 그람 양성/음성 박테리아를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집락(colony)을 형태별로 계대배양한 후 API Kit(Biomerieux, France) 20E, 20NE, Staph, 20Strep 스트립을 사용하여 생화학적 균 동정을 실시하였다. 근로자 ○○○이 업무를 수행하는 현수 공정에서는 총 분진, 호흡성 분진은 각각 2.565 ㎎/㎥, 0.310 ㎎/㎥수준으로 검출되었다. 생물학적 유해인자 평가 항목에서는 엔도톡신이 6,570 EU/㎥으로 네덜란드 산업안전위원회(Dutch expert Committee on Occupational Safety a Committee of the Health Council of the Netherland; DECOS)에서 제시하고 있는 8시간 시간가중평균농도 기준 90 EU/㎥의 약 73배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총 박테리아의 경우 4,359 × 103 CFU/㎥로 검출되었으며(표 2), 그람 양성/음성 박테리아 균에 대한 동정 결과 Acinetobacter baumannii, Klebsiella pneumoniae, Micrococcus spp 등의 균종이 확인되었다(표 2)
질병력
- 개인력
근로자 ○○○은 보병으로 14개월 동안 군복무를 하였다.
흡연은 과거 흡연자로 하루에 1갑 씩 20년 동안 흡연하였다(총 20갑년).
-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천식의 발병 및 경과
근로자 ○○○은 면담 당시 호흡곤란 정도가 평지를 걸을 때 숨이 차서 동년배보다 천천히 걷거나 자신의 속도로 걸어도 숨이 차서 멈추어 쉬어야 하는 mMRC 2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천식이라고 진단한 A대학병원에서 2016년 5월 16일에 실시한 폐기능검사에서는 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노력성폐활량(FVC)이 4.46 L(정상 예측치의 99%)이고 1초량(FEV1)이 1.32 L(37%)이어서 일초율(FEV1/FVC)이 30%로 중증(severe)의 폐쇄성 폐환기능장애(만성폐쇄성폐질환)가 있었다(기도가역성 음성).
특진으로 B병원에서 2017년 11월 15일 실시한 폐기능검사에서 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노력성폐활량(FVC)이 4.61 L(정상 예측치의 103%)이고 1초량(FEV1)이 1.38 L(39%)이어서 일초율(FEV1/FVC)이 29%로 중증(severe)의 폐쇄성 폐환기능장애(만성폐쇄성폐질환)가 있었다(기도가역성 음성).
한편, A대학병원에 처음으로 내원한 2016년 5월부터의 의무기록에 의하면, 봄부터 감기에 걸리면 노란 가래가 동반되며, 호흡곤란이 밤에 심해지는 양상이 반복되어 5월 16일에 A대학병원으로 내원하였다. 내원하여 촬영한 부비동 단순방사선영상에서 특별한 소견은 없었으나, 흉부 단순방사선영상(5. 16)에서 양폐하엽의 기관지 주변으로 경미한 기관지의 확장을 동반한 음영 증가 소견이 관찰되었다. 6월 1일에는 기침 및 가래가 심하여 다시 내원하였고, 혈액 중 백혈구수 및 CRP가 6,440/㎕(호중구 49.7%) 및 0.74 ㎎/L로 정상범위에 해당하여 흡입용 기관지확장제를 처방받았다. 6월 29일에도 노란 가래가 지속되어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을 촬영하였는데, 영상에서 양폐상엽에 중심소엽성 폐기종이 관찰되었고, 우폐중하엽 및 좌폐하엽으로 기관지 주변에 불규칙한 결절 및 간유리 음영과 함께 세기관지의 확장이 관찰되어 감염성 세기관지염 또는 기관지 폐렴의 진단 하에 7월 1일부터 흡입용 기관지확장제 및 스테로이드제, 경구용 항생제(gemifloxacin,~7. 6/cefcapen,~7. 13)를 투여하였다.
또한, 추가로 실시한 가래를 통한 염색 및 배양검사(7. 1)에서 특별한 균주는 검출되지 않았고, 항산균 염색 및 배양검사(7. 1)에서도 항산균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결핵균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PCR)에서도 음성 소견이 확인되었다. 경구용 항생제 투여 이후에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이후 흡입용 기관지확장제 및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면서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던 중 2017년 4월 19일에는 3일 전부터 발생한 호흡곤란 및 천명음과 함께 밤에 증상이 악화하는 양상으로 인해 A대학병원에 입원하였다.
입원하여 측정한 활력징후에서 특이소견 없는 상태로 동맥혈가스분석검사(4. 19)에서 동맥혈 산성도(pH) 7.41, 이산화탄소분압 43.0 ㎜Hg, 산소분압 91.0 ㎜Hg, 중탄산이온 27.3 ㎜Hg, 산소포화도 97.0%로 나타났고, 혈액 검사에서는 백혈구수와 CRP가 5,600/㎕(호중구 46.6%) 및 13.89 ㎎/L로 확인되었다. 항산균 염색 및 배양검사(4. 19)에서 항산균은 검출되지 않았고, 가래를 통한 염색 및 배양검사(4. 20, 4. 23)에서도 특별한 균주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흉부 단순방사선영상(4. 19)에서 특별한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비경구용 스테로이드 및 항생제(flomoxef,~4. 26)를 투여하였고, 점차 호흡곤란 및 천명음이 감소하였다. 4월 25일에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는 좌폐하엽으로 기관지 주변의 침윤 및 간유리 음영이 관찰되어 감염성 세기관지염 또는 기관지 폐렴을 시사하는 소견이 확인되었다. 이후 증상이 완화되어 4월 29일에 퇴원하여 추가로 경구용 항생제(cefcapen, ~ 5. 13)를 투여하였고, 외래에서 다시 흡입용 기관지확장제 및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면서 증상에 대하여 추적 관찰 중이다.
결론
- 만성폐쇄성폐질환
① A사업장에서 2015년 9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2년 2개월 동안 현수 업무를 수행하면서 고농도의 미생물 및 엔도톡신에 노출되었으나, ② 노출된 기간이 짧고 A사업장에 입사하기 이전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지니고 있었다고 판단되며, ③ 현수 작업을 수행하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받을 당시의 폐기능검사 결과와 이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나 특진으로 실시한 폐기능검사 결과가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④ 2017년 11월 B병원에서 실시한 폐기능검사에서 기관지확장제 흡입 후 노력성폐활량(FVC)에 대한 1초량(FEV1)의 비인 일초율(FEV1/FVC)이 70% 미만인 29%이면서 1초량이 정상 예측치의 39%로 이더라도 직업성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급성 악화
① 근로자 ○○○은 중증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2016년 5월 및 2017년 4월에 가래 및 호흡곤란의 악화가 발생하고 이산화탄소의 저류가 확인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급성 악화가 발생하였고, ② A사업장에서 2015년 9월부터 현수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출된 고농도의 미생물 및 엔도톡신은 기관지 수축을 통한 호흡기 감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 ○○○처럼 이미 중증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는 상태에서는 이러한 호흡기 감염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③ 근로자 ○○○에게 발생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급성 악화는 현수 업무와 관련된 호흡기 감염에 의해 발생하였기 때문에, ④ 근로자 ○○○에서 두 차례 발생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급성 악화는 근로자 ○○○이 수행한 현수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업무상 질병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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