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성 질환 사례

흡연력이 있고 30년간 금형 및 조립 업무를 한 작업자에서 발생한 특발성 폐섬유증 직업환경연구원 조사사례

강릉 노무사 2022. 3. 22. 16:49

 

개요

 

근로자 ○○○(64년생, 남자)은 23세 때인 1987년 12월부터 30년 3개월간 A사업장 ○○공장에서 근무한 후 2018년 3월 ‘간질성 폐질환 및 건조증후군(쉐그렌)’을 진단받고, 2019년 1월 10일 사망하였다.

 

 

직업력(작업내용 및 작업환경)

 

근로자 ○○○은 23세 때인 1987년 12월부터 30년 3개월간 A사업장 ○○공장에서 근무한 후 2018년 3월에 A대학병원에서 ‘간질성 폐질환 및 건조증후군(쉐그렌)’을 진단받았다.

근로자 ○○○에 따르면 1987년 12월 12일에 A사업장 ○○공장에 입사하여 2004년 11월 23일까지 16년 11개월간 금형제작부에서 일을 하다가 금형공장이 ○○공장으로 이전한 후 엔진조립부서로 이동하여 휴직할 때까지 12년 10개월간 엔진 조립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금형 제작부에서 근무할 당시 주로 그라인딩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산되는 주물가루와 돌가루에 노출되었고, 용접작업도 병행하면서 용접흄에 노출되어 폐질환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자 ○○○이 A사업장에 입사한 후 ○○에서 16년 11개월간 수행한 금형공장은 현재 ○○공장으로 이전하여 2019년 1월 30일에 A사업장 ○○공장을 방문하였는데, 금형제작부의 공정은 설계 → 기계가공 → 사상 작업 → 트라이 아웃(T/OUT) 작업 → 제작된 판넬 체크작업으로 이루어져있다. 금형제품은 설계에 맞게 기계가공(황삭 및 중삭가공)을 실시한 후 가공되지 않는 부위를 제거하는 그라인딩 작업(정삭가공)을 실시한다. 기계가공이 완료되면 도면의 지시대로 부품을 금형의 본체에 조립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설계에 맞게 가공을 마친 금형제품은 트라이 아웃공정에서 사상 및 용접을 실시하는데, 상/하형 금형 사이에 소재를 넣고 인주(과거에는 광명단 사용)를 칠한 후 상/하형 금형을 접속시켜 형상면 전체에 골고루 접촉이 일어나는지 확인 작업을 실시한다. 이 작업을 금형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반복적으로 작업을 실시하는데, 적게는 수 십 번 많게는 수 백 번 작업을 실시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생산된 판넬(panel)의 기준 값에 세팅하여 자동측정기로 정도를 파악하고 맞지 않는 부위는 다시 수정을 실시한다. 이 때 근로자 ○○○은 트라이 아웃 공정에서 용접 및 사상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된다.

 

사업장 방문 당시 사업장 담당자 및 동료 근로자들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과거에는 황삭가공을 더 많이 실시하였는데, 황삭가공은 표면을 거칠게 가공하기 때문에 더 많은 분진이 발생된다고 한다. 현재는 용접은 외주업체에서 담당하는데, 사상과 용접의 비율은 9:1이라고 한다. ○○○이 근무했을 당시에는 협력업체가 아닌 직영 직원이 직접 용접 작업을 수행하였는데, 그 비율은 전체 작업 중 약 15 %이고, 과거에는 장소가 협소한 상태에서 용접 작업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과거에는 판넬 체크 작업에서 광명단을 사용하여 작업을 실시하였으나 현재는 인주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기계가공이 종료된 후 커다란 그라인더(10×10 m) 장비를 이용하여 면치기를 하였으나 현재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과거에는 완성된 금형에 붓도장을 하였는데, 상도작업만 1회 하였으며, 전체 작업 비율에 약 2~3% 정도였으나 현재는 이러한 작업이 없었다.

 

근로자 ○○○이 ○○공장에서 폐암을 진단받을 때까지 12년 10개월간 엔진 조립작업을 수행하였는데, ○○공장을 방문하여 확인한 바에 의하면 A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엔진의 구조는 크게 실린더 블록(cylinder block)과 실린더 헤드(cylinder head), 크랭크 샤프트(crank shaft), 커넥팅 로드(connection rod), 캠 샤프트(cam shaft)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린더 블록은 엔진의 기초가 되는 부분으로 피스톤이 왕복운동을 할 수 있는 실린더로 구성되어있다.

 

실린더 헤드는 블록 상부에 결합되어 연소실을 형성하고 캠 샤프트가 조립되고 크랭크와 타이밍 벨트로 연결되어 밸브를 개폐한다. 크랭크 샤프트/커넥팅 로드는 엔진 폭발 시 발생하는 압력을 피스톤에서 전달받아 회전운동으로 변화시켜준다. 캠 샤프트는 크랭크 샤프트와 타이밍 체인으로 연결되어 밸브를 구동하고 피스톤은 크랭크 샤프트와 타이밍 체인으로 연결되어 밸브를 구동한다.

 

근로자 ○○○이 근무한 엔진조립부의 공정은 블럭 입고 → 레더프레임 분해 → 세척유 → 크랭크샤프트/커넥팅 로드 조립 → 피스톤 조립 → 레더프레임 조립 → 오일팬 조립 → 엔진을 원위치 → 헤더 조립 → 캠 샤프트 조립 → 체인 조립 → 체인커버 조립 → 헤드커버 조립 → 냉각수 부품 조립 → 엔진오일 주입 → 엔진 TEST → 흡기장치 조립 → 스타터 조립 → 배기 장치 조립 → 방열판 조립 → 검수 → 출하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블록이 입고되면 내부에 엔진의 주요 부품을 조립하기 위해 레더프레임을 상하로 분리한다.

 

분리된 프레임은 세척유를 주입한 후 크랭크샤프트 조립 및 피스톤 조립(4개)을 한 후에 상하로 분리된레더 프레임을 조립한다. 조립 후 엔진 오일을 주입할 오일팬을 조립한 후 프레임을 원위치 시킨다. 다음으로 헤더를 조립한 후 캠 샤프트와 체인을 조립한 후 각 커버를 조립한다. 엔진오일 주입 후 엔진테스트를 실시하는데 현재는 콜드테스트라고 부르며, 엔진의 시동을 걸지 않고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검사를 마친 후 흡기/배기장치 스타터 등을 조립한 후 검수하여 출하하는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라인에서 근로자가 직접 조립 작업을 수행하는 라인은크랭크샤프트, 캠 샤프트 조립과 흡기/배기 장치 조립 및 방열판 조립 라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은 캠 샤프트 조립을 실시하였다.

 

2009년 이전에는 ○○○차량에 들어가는 엔진을 생산하였는데, 이 당시 엔진테스트는 핫테스트로서 엔진에 시동을 걸고 검사를 하였기 때문에 매연이 발생하였지만, 현재는 하이브리드 차량인 ○○에 들어가는 엔진을 생산하고, 테스트 방식은 콜드테스트로 변경되었으며, 엔진에 시동을 걸지 않고 검사를 하였다.

 

 

질병력

 

- 개인력

2019년 1월 2일에 배우자와 면담 당시 근로자 ○○○이 위독한 상태라고 하여 면담을 하지 못하였고, 2019년 1월 11일에 A사업장 ○○공장을 방문하기 하루 전에 사망하여 최종적으로도 면담을 하지 못하였다. 근로자 ○○○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방위로 군 복무를 마친 후 23세 때인 1987년 12월부터 30년 3개월간 A사업장 ○○공장에서 근무하였다.
2017년 5월 23일 A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외래 진료기록에서는 흡연력이 하루 반 갑씩 약 5년간 피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2.5갑년).

 

- 간질성 폐질환 및 건조증후군 발병 및 사망 경과

A대학병원 의무기록에 따르면 2014년에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간질성 폐질환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병원 방문을 하지 않다가 2016년 봄부터 마른기침과 함께 운동할 때마다 호흡곤란이 발생하였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면서 건강검진에서 실시한 흉부 영상에서 간질성 폐질환이 의심되어 2017년 2월 27일에 외래를 방문하였다. 외래를 방문할 때에도 기침과 함께 운동할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이 있으면서 최근 6개월간 5 ㎏의 체중 감소가 있었고, 구강 궤양이 관찰되었다.

 

매년 1~2회 정도 피곤할 때마다 입 안에 1~2개의 궤양이 있었다고 하였는데, 눈이나 입이 마르거나 관절염과 같은 증상은 없었다. 외래에서 촬영한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서 양폐 전체적으로 망상형 음영이 보이면서 폐용적(lung volume)이 감소한 소견이 있었는데, 고해상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는 종격동 림프절이 다소 커져 있는 것과 함께 간유리 음영과 견인 기관지확장증이 동반된 양폐 흉막 하 벌집폐 음영과 망상형 음영이 관찰되어 보통간질폐렴(Usual Interstitial Pneumonia, 이하 UIP)에 합당하였다.

 

한편, 자가면역항체 검사에서 항Sm항체는 음성이었으나 항RNP항체가 양성이었고, 항SSA항체와 항SSB항체도 양성이어서 쇼그렌 증후군(Sjögren’s syndrome)이 의심되었다. 이에 외래에서 Hydroxychloroquine를 처방하였다.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4월 10일에 입원을 하였는데, 입원 당일 시행한 자가면역항체 검사에서 류마티스 인자(rheumatoid factor) 정량검사 결과 86.2 IU/㎖(참고치 <14)으로 양성이었고, FANA(fluorescent antinuclear antibody)는 약양성(weakly positive), 항CCP항체는 음성이었다. 4월 12일에 시행한 6분 보행검사에서 6분간 보행거리는 317 m로 짧았다. 한편, 호흡기내과에서는 흉부 영상에서 관찰되는 폐질환이 쇼그렌증후군에 의한 폐질환으로 판단하고 경구 스테로이드 및 Azathioprine를 처방하였다.

 

7월 20일에 외래에서 추적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는 이전 영상(2. 27)과 비교하여 특히 좌폐하엽의 망상형 음영 및 견인 기관지확장증 소견의 범위가 증가하였다. 9월 7일에 외래에서 실시한 6분 보행검사에서는 6분간 보행거리가 178 m에 불과하였다. 폐 이식을 위해 11월 5일에 호흡기내과로 입원하였는데, 11월 6일에 시행한 경흉부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좌심실 기능은 정상이었지만(좌심실 구출율 68%) 중증의 폐동맥 고혈압이 동반되어 있었다.

 

폐동맥 고혈압의 확진을 위해 11월 8일에 우심도자술(right cardiac catheterization)을 시행한 결과, 평균 폐동맥압(left pulmonary artery) 30 ㎜Hg, 폐모세혈관 쐐기압(pulmonary capillary wedge pressure) 3 ㎜Hg, 폐혈관저항(pulmonary resistance) 403 dyne․sec․㎝-5 으로 경미한 폐 고혈압 소견이 관찰되었으나, 좌심실 확장기말 압력은 정상(5 ㎜Hg)이었고, 폐 혈관확장(pulmonary vasodilator test) 검사에서도 음성이었다. 12월 11일에 외래를 방문할 당시 동맥혈가스분석검사에서 동맥혈 저산소증이 관찰되었다.

 

자택에서 지내면서 A대학병원 외래에서 추적 관찰을 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호흡곤란이 악화되어 2018년 2월 12일 내과 외래를 통해 입원한 후 3월 21일에 폐 이식 수술을 시행하였다. 양쪽 폐를 절제한 후 시행한 조직검사에서도 UIP에 합당하면서 급성 악화 소견(DAD patttern)도 관찰되었다. 폐 이식 수술을 시행한 후 중환자실에서 지내다가 3월 27일에 일반병동으로 이실하였고, 증상이 호전되어 4월 11일에 퇴원하였다.

 

4월 18일에 외래를 방문하여 경구 스테로이드, 설파제(Trimethoprim/Sulfamethoxazole), 면역억제제(Tacrolimus/Mycophenolate)를 투여하고 예방적으로 항진균제(itraconazole)도 투여하였는데, 폐 이식 수술 3개월이 지난 6월 18일에 외래를 방문할 당시 전혈구감소증이 있어 설파제 투여를 중단하였다. 7월 25일에 외래를 방문할 당시 기침과 가래가 있으면서 거대세포바이러스(이하 CMV) 검사에서 양성이어서 입원한 후 CMV 폐렴 의심 하에 비경구 항생제(cefpodoxime/levofloxacin)를 투여하였다. 항생제 투여로 증상이 호전되어 7월 29일에 퇴원하였다.

 

호흡곤란이 있어 8월 9일에도 입원하였다가 항생제 투여로 호전되어 8월 17일에 퇴원하였다. 한 달 후인 9월 19일에는 스테로이드와 항진균제 투여를 중단하고 설파제와 면역억제제 1종(Tacrolimus)만 투여하였는데, 10월 17일에 외래를 방문할 당시 누런 가래가 있으면서 근육통도 호소하여 경구 항생제(cefodoxime)를 투여하였다가 일주일 후인 10월 24일에 외래를 방문할 당시에는 평소보다 호흡곤란이 심하면서 추적 촬영한 흉부 영상에서 우폐하부에 반점형 경화 소견이 관찰되었다.

 

호흡곤란이 증가하여 10월 27일에 응급실을 통해 A대학병원에 입원하였는데, 추적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 비특이적인(nonspecific) 폐렴 소견이 관찰되어 10월 29일에 경기관지 폐생검을 통한 조직검사에서 CMV가 검출되어 비경구 항생제(Piperacillin/levofloxacin)를 투여하였고, 10월 30일부터는 면역억제제(Tacrolimus) 비경구로 투여하는 한편, 급성 이식 거부로 판단하고 11월 1일부터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 11. 12)하고, 11월 7일에는 항생제 투여를 중단하였다. 11월 12일부터 스테로이드 투여를 중단하고 항바이러스제(ganciclovir, ~11. 19)를 투여하다가 호전이 없어 11월 20일에 항바이러스제를 교체(Valganciclovir ~12. 3)하였다. 12월 4일에 추적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 우폐상엽/우폐중엽/좌폐 입구역에 경화 소견이 관찰되면서 양폐하엽에는 간유리 음영도 관찰되었다.

 

12월 12일에 행동이 불안정하여 진정제(lorazepam)을 투여하다가 12월 15일에는 의식이 저하되면서 저산소증과 함께 호흡성 산증도 동반되어 항바이러스제를 교체(Ganciclovir)하고 중환자실로 이실하였다.

12월 16일부터 스테로이드를 다시 투여하는 한편, 호흡성 산증이 악화되어 기관삽관 및 기계호흡을 시작하였고, 12월 18일에는 기관절개술을 시행하였다. 12월 22일에 촬영한 흉부영상에서 좌폐상부 혼탁 소견이 있어 항생제를 추가로 투여(Colistin)하고, 12월 23일부터 스테로이드를 감량하였다. 12월 29일에 추적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도 경화 및 간유리 음영이 더욱 악화되었는데, 이후 의식저하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호흡성 산증이 반복되다가 2019년 1월 10일에 사망하였다.

 

 

결론

 

2017년 2월에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 최초로 보통간질폐렴(이하 UIP)에 합당한 소견이 확인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폐섬유화가 진행하다가 2018년 3월 21일 양쪽 폐절제술을 통해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에서도 UIP로 확인되는데,

UIP가 요양신청 상병인 쇼그렌 증후군의 폐 침범에 의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자가면역항체 검사인 류마티스인자/항RNP항체 및 항SSA항체/항SSB항체만 양성일 뿐 쇼그렌 증후군에서 특징적인 증상인 입과 눈의 건조 증상은 없으면서 쇼그렌 증후군 진단기준을 만족하는 다른 소견은 없었던 반면,

영상의학적으로 UIP가 확인된 이후 시간이 갈수록 폐섬유화가 진행하다가 폐 이식 수술을 할 당시 조직검사에서도 UIP가 확인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상적으로는 특발성 폐섬유증(이하 IPF)이 발생하였다고 판단되는데,

23세 때인 1987년 12월부터 초기 16년 11개월간 16년 11개월간 금형제작부에서 금형가공 및 용접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IPF의 위험인자인 금속 분진에 노출되는 한편,

 IPF로 사망하기 10개월 전에 폐 이식 수술을 한 이후 면역저하로 폐렴이 발생하고 악화되어 사망하였기 때문에 업무상 질병인 IPF와 관련하여 사망하였다고 판단된다.